[스마트 피플]'소통'에 관한 유쾌한 러브스토리 - 2008/09/02 13:16
사회에서든 집구석에서든.
현대인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은 꽤 오랜 화두이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우선 '커뮤니케이션(소통)' 유무와 관련한다.
한마디로 쌍방 간 대화가 통하느냐는 것.
대화? 사실뭐 대화까지는 아니라도 습관처럼 쌓아온 서로 다른 가치관나부랭이들,취향 등을 진득하게 들어주려 노력할 수 있을 때 서로간 관계를 맺게 되는거고 비로소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고 선.후배가 된다.
근데말이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싸잡아 부르는 '현대인'이란 괴물스런 용어는 이런 소통과 배려와 노력과는 거리가 멀다. 나름 생각해 본 이유라면.그건 다 자본주의에 길들여져 열렬히 사느라 늘 바쁘기 때문이 아닐까.
이유야 어쨌든 꽤나 교과서적으로 배운 현대인들의 소통의 부재 란 화두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풀어간 이야기가 있다.바로 스마트 피플. ^^
(스포일러 있음 허나 별로 상관없을 듯;;;)
학교에서 학생들과 피드백되는 수업은 먼얘기고 그저 자신의 강의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마는 깐깐한 문학 전공 대학교수 로렌스(데니스 퀘이드). 데이트 할 때도 상대방 취향 개무시하고 맘대로 메뉴 결정해버리는 무례함에다 집구석에서는 또 어떤가. 아버지로서의 고리타분한 권위만 꼿꼿이 내세우려는 고집불통 가부장이다.
다시말해 '외톨이형'(?) 가부장.
그에게는 아주 똑똑한 딸 바네사(엘렌 페이지)가 있다. 아빠의 좋은 머리를 닮았는데...하필이면 외톨이 성향까지 닮아버린 영리한 사춘기소녀.그녀는 매사에 똑부러지지만 인생 자체를 즐길 줄 모르는 어쩌면 불행한 천재이다.
이렇게 단절된 '소통'으로 사회적응에 적잖이 실패하고 있는 부녀 곁에 그 전환점이 될만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제자였을 당시 '로렌스'를 흠모했던 자넷(사라 제시카 파커)이 우연찮게 인연으로 다가왔고 '바네사'에게 또한 자유로운 집시 영혼의 소유자인 삼촌 척 (토마스 헤이든 처치)이 나타난다.
전자의 관계(로렌스와 자넷)는 사랑을 전제로 한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고 후자의 관계(바네사와 척)는 일단 비슷하게 마무리되긴 했는데 조금 애매했다.
아무리 삼촌이 입양왔다곤하지만 삼촌과 조카의 사랑은 무리가 있는데 글쎄...영화상으로는 딱히 결론을 못 내리겠더라만.-_-;;;긴가민가했다.쩝.
암튼 한국정서를 타고난 나는 걍 편하게 '바네사'에게 '척'이란 삼촌은 인생 전환점의 기초를 마련해 준,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 준 정신적 조력자, 멘토 정도로 생각하자싶었다.
그들의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은 어땠나.
'데니스 퀘이드'라는 분은 해리슨 포드' 옹 의 구부정하고도 어정쩡한 자세가 닮아선지 왠지모를 친근감도 느껴졌고 (얼핏 보면 얼굴도 그렇다능..) 평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라 제시카 파커'란 배우도 그냥저냥 괜찮았다.
언급 안 할 수 없는 '엘렌 페이지'의 능청스런 연기는 여전히 소름 돋았다.뭐랄까.어떨 땐 너무 애늙이처럼 연기해서 징그럽기까지하다는.;;;;
또 감초 역할의 삼촌 '토마스 헤이든 처치' ^^ 빨강색 내복과 귀여운 미소가 매력적이며 사람간 관계의 기본을 알고 계신 분. 자유의지대로 살고 있는 진정한 백수이지싶다.ㅋㅋ
영화는 확실히 기대치보다 위였다.
잠깐 몇 분간의 홍보로 본 '스마트 피플'은 꽤나 젠체-하는 영화로 맘대로 치부하고는 안 보리라다짐했는데말야...사실 시간대가 맞아떨어졌다는 이유 외엔 그닥 선택을 결정할만한 강력한 요소가 없었는데- 우와.의외의 발견이었다는.^^
우리시대 현대인의 소통의 부재라는 딱딱한 주제를 이렇게 사랑스럽고 발랄하게, 코믹하게 풀어내는 것도 재주면 재주이지싶다.다만 너무나도 쉽게 풀어나간 갈등구조가 개연성이 약간 떨어지는데다 포장된 예쁜 그림으로만 가족이데올로기를 그렸다는 면에서 사실 허황될 수도 있다.허나.이 영화는 로맨틱 코메디류가 아니었던가.넘어가자.^^;
따라따라- 배경곡들은 어쩜 그렇게도 시골틱하신지...여기저기 마음 편하게 울려퍼지는 포크송이 나름 환상이었다. 단조로운 길을 산책하는데 어울릴법한 잔잔한 감성을 지닌 곡들이다.
영화를 보고나서는 문득 이런 생각들이 와글와글 들었다는-
'사회부적응자'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의외로 많을것이고 그들 대부분은 '가족이데올로기'나 '가부장제' 속에서 '지배하거나' 근근이 '주눅들거나' 둘 중 하나의 형태로 살아왔기때문에 소통 방법을 모른채 혹은 무시당한 채 사회에 내던져져버렸다. 그렇기에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적인 방법-배려라든가 느긋한 기다림이라든가-을 모르는 것이라고.
이 말은 조금만 버릇 없이 자기 의견 말하면 말대꾸한다고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네어쨌네- 운운하는 고리타분한 꼰대 잔소리를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실질적 소통부재의 원인이 우리가 대부분 최초로 접하는 작은 사회인 가정에 있다는거다.
지금 사회에 나와 있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릴적부터 자기 의견을 스스로 자유의지대로 말하며 살아왔나? 우리는 마냥 어른들 말씀 고분고분 잘 듣고 얌전하면 칭찬받았을뿐이다.의견을 따박따박 말하면 그건 그냥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말대답에 불과했던 것.그러니 당근 상대 의견을 경청하면서 소통하기 힘들어지고 내 말만 열라 떠들어대기 쉽상이라는.;;; 결국 쌓이고 쌓여서는 사회란 곳에 나왔는데 사랑인들 연애인들 사회생활인들 부적응자가 안 나오고 베기겠냐고.쩝-
아마 한국사회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부적응자가 아닐까하는데요.사실 겉으로 드러내느냐 감추느냐 그 차이만 있을 뿐이죠-(거왜- 우리보다 잘났다는 윗 분들도 그렇잖아요?당최 국민들과 소통 못하는...그 고매하게 잘나신 분들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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